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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HG 2026 수상 내역 및 시계 트렌드 1부

M밸런스·202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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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PHG 2026 개요

제26회 GPHG(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시상식은 2026년 11월 7일(토) 제네바 Bâtiment des Forces Motrices에서 열렸고, 최고상인 '에귀 도르(Aiguille d'Or)' 그랑프리는 독립 시계제작자 렉셰프 렉셰피(Rexhep Rexhepi)의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RRCHF)에 돌아갔다. 올해는 194개 브랜드가 320점을 출품했고, 약 1,000명 규모의 GPHG 아카데미가 이 중 84점(손목시계 78점, 기계식 클락 6점)을 14개 부문 후보로 선정했다. 최종적으로 14개 부문상과 에귀 도르, 오더시티·레벌레이션·크로노메트리·아이코닉·심사위원특별상을 합쳐 총 20개 상이 수여됐다.

심사는 24인 심사위원단이 시상식 수일 전 비공개로 실물을 직접 평가하는 방식이며, 최종 결과는 심사위원 표 3분의 2와 아카데미 표 3분의 1을 합산해 결정된다. 올해는 Revolution 창립자 웨이 코(Wei Koh)가 첫 '심사위원장' 직을 맡았고, 심사위원 수는 종전 30명에서 24명으로 줄었다. 전년도 에귀 도르 수상 브랜드인 브레게는 규정상 올해 출품이 불가하고 대신 심사위원단에 참여했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부문 개편이다. 20년 넘게 유지된 성별 기반 부문(Men's / Ladies')이 폐지되고, 기술 기준의 Essential(날짜·파워리저브·문페이즈·점핑/레트로그레이드 등 기본 표시를 더한 시계)과 Complication 부문이 신설됐다. 보석 세팅 6캐럿 이하의 시계를 위한 Gemset 부문도 새로 생겨 Jewellery 부문은 예외적 하이주얼리 피스로 한정됐다. 그 밖에 Iconic Watch Prize는 미출품작을 포함한 시장 전체로 대상이 넓어졌고, 심사위원특별상은 개인·기관뿐 아니라 브랜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격 제한 부문은 Challenge(CHF 4,500 이하)와 Petite Aiguille(CHF 4,500~10,000) 두 개다.

2. 수상 내역으로 읽는 2026 시계 트렌드

올해 수상 내역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독립 시계제작자가 주류가 되고, 큰 브랜드는 기념작과 극한의 컴플리케이션으로 응수한 해"다. 20개 상 중 절반 가까이가 독립·소규모 공방에 돌아갔고, 그룹 브랜드는 오데마 피게와 쇼파드가 각 2관왕으로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세부 흐름은 다음과 같다.

독립 시계제작자의 전면 부상

에귀 도르가 렉셰피에게 돌아간 것 자체가 가장 큰 신호다. 그는 2018년과 2022년 Men's Watch Prize에 이어 세 번째 GPHG 수상을 자신의 첫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이루었다. 다른 부문에서도 데뷔작으로 Complication을 가져간 Cleguer, 첫 시계로 Horological Revelation을 받은 Dominique Renaud, 2관왕 Ferdinand Berthoud, 일본의 Otsuka Lotec, 러시아의 Konstantin Chaykin, 마이크로브랜드 콜라보 SpaceOne×Baltic까지 독립 진영이 고루 수상했다. 노미네이트 단계에서 이미 일본·러시아·중국·중동·미국 공방이 포함되었고, 업계 인사들의 평가도 "독립 시계는 이제 업계 주변부의 니치가 아니다"라는 쪽으로 수렴한다.

크로노그래프의 해

에귀 도르(렉셰피), Chronograph 부문(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 Tonda PF Chronographe Mystérieux), Iconic 부문(AP 로얄 오크 RD#5 플라잉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이 모두 크로노그래프다. 공통점은 기존 에보슈를 개조한 것이 아니라 크로노그래프를 위해 바닥부터 설계한 신형 무브먼트라는 점이다. 렉셰피는 순간 점핑 미닛 카운터와 수직 대칭 구조, 파르미지아니는 5개 동심 핸즈가 합쳐지고 갈라지는 트리플 클러치 구조로 고전 컴플리케이션에 새 해법을 제시했다.

작고 얇은 케이스로의 회귀

수상작 치수가 일관되게 작다. 렉셰피 38.8mm×9.7mm, 쇼파드 L.U.C 1860 36.5mm, 다니엘 로트 엑스트라 플라 6.9mm 두께, Cleguer 38.5mm, AP 점보 39mm이고, 그랜드 세이코 다이버도 40.8mm로 브랜드 최소 다이버다. 콘스탄틴 차이킨의 1.65mm ThinKing Mystery는 울트라 씬 경쟁의 정점을 보여준다. 스포츠 워치가 '크고 두꺼운 툴 워치'에서 착용감 좋은 비율로 옮겨가는 흐름이 심사 결과에서도 읽힌다.

'미스터리'와 연출의 방식이 경쟁 요소로

수상작 이름에 Mystérieux(파르미지아니), Mystery Nut(쇼파드), ThinKing Mystery(차이킨)가 세 번 등장한다. 시계가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고 감추는가'가 기계적 난이도만큼 평가받은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믹싱 콘솔의 페이더를 모사한 Otsuka Lotec No.8, 무브먼트를 뒤집어 다이얼 쪽에 낸 Berthoud FB 2TV, 점핑 아워 구조를 그대로 노출한 SpaceOne×Baltic, 오토마타 7개가 움직이는 루이 비통 Tambour Taiko가 모두 같은 흐름이다.

오픈워크·스켈레톤의 확산

Essential 부문 수상작 다니엘 로트 Extra Plat Skeleton은 기존 칼리버를 깎아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픈워크용으로 설계한 18K 로즈골드 무브먼트다. 노미네이트 전체에서 이름에 Skeleton/Squelette이 들어간 시계가 전년 2종에서 5종으로 늘었다. 다이얼과 케이스에서 무브먼트 아키텍처로 가치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징후다.

전통 기법과 크로노메트리의 재평가

Chronometry Prize는 디지털 공정을 배제하고 역사적 공구로 만든 Berthoud Naissance d'une Montre 3(퓨제 체인, 기욤 밸런스)에 돌아갔다. Cleguer는 200년 된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를 5년간 개량해 자가 기동이 가능한 Innate 이스케이프먼트를, Dominique Renaud는 20mm 대형 밸런스가 1Hz로 움직이는 설계를 선보였다. 그랜드 세이코 U.F.A.는 연오차 ±20초라는 정확도를 다이버에 넣어 Sports 부문을 가져갔다. 밸런스와 탈진기, 즉 '정확도의 원리' 자체가 다시 핵심 테마로 돌아온 것이다.

그랑 푀 에나멜과 기요셰

렉셰피의 스톰 블루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Cleguer의 샹르베 에나멜, 루이 비통의 23색 그랑 푀 에나멜(수작업 250시간 이상), 쇼파드 L.U.C 1860의 핸드 기요셰 블루 다이얼이 그 예다. 고전 공예 다이얼이 독립 시계와 그룹 브랜드를 가릴 것 없이 최상위 가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일본의 존재감과 비(非)스위스 수상 확대

그랜드 세이코가 Sports, Otsuka Lotec가 Petite Aiguille를 받아 일본이 2개 부문을 가져갔다. Otsuka Lotec은 No.6에 이어 똑같은 부문을 다시 수상해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했다. 러시아의 차이킨, 프랑스의 SpaceOne과 Baltic까지 더하면 스위스 밖 공방의 수상이 여느 해보다 넓다.

가격의 양극화와 접근 가능한 수상작

수상작 가격은 CHF 3,000(SpaceOne×Baltic)과 4,900(Otsuka Lotec)에서 AP 150 Heritage의 CHF 2,702,500까지 천 배 이상 벌어져 있다. 중간 가격대에서는 그랜드 세이코 Ushio 300(CHF 12,500)과 쇼파드 L.U.C 1860(CHF 24,500)이 제네바 심볼·COSC·마이크로로터 등 사양 대비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저가 부문에서는 독립 시계제작자(Théo Auffret)의 메카니즘을 마이크로브랜드 콜라보로 내리는 방식이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기념작과 헤리티지의 활용

AP는 150주년 기념작으로 2관왕(Calendar and Astronomy, Iconic), 쇼파드는 플뢰리에 매뉴팩처 30주년 기념작으로 Time Only를 받았다. 파텍 필립은 시계가 아닌 전시('Watch Art' Grand Exhibition, 2026 밀라노 6만 8천 관람)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큰 브랜드가 자사 역사를 제품과 경험으로 바꾸는 전략이 수상으로 이어진 사례다.

하이주얼리의 '오브제화'

Gemset과 Jewellery 수상작은 둘 다 손목시계가 아니다. 피아제 Swinging Pebble은 1960~70년대 소투아르(롱 네크리스 시계)를 이은 것으로 호안석·베르다이트 등 단일 원석을 깎아 무브먼트를 넣었고, 쇼파드 Mystery Nut은 호두 모양 펜던트가 180도 열려 시계가 나타나는 구조다. 주얼리 시계가 오브제와 펜던트로 확장되는 방향이 두 부문 모두에서 읽힌다.

이미지 출처

https://www.gphg.org/en/photos/geneva-2026